유물설명이상범(李象範, 1897~1972)은 \`청전양식\`이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이룩하며 대표적인 한국 근대미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상범의 이 작품은 수묵 위주로 전개된 관전(官展) 양식의 사경산수화와 다르게, 1938년에 세로가 긴 화면에 그려진 보기 드문 용례의 작품이다. 채색 농담을 이용해 산수의 원근을 표현하고 화보를 탈피한 현실감 있는 수목을 묘사하여 근대적 면모를 부각했다. 멀리 특유의 소나무 표현과 절벽 끝 한옥건물의 등장은 유사한 시기 이상범 작품과의 관계를 짐작하게 한다. 화면의 오른쪽 위에는 당대(唐代) 왕발(王勃)의 「등왕각서(滕王閣序)」를 인용한 제화시가 적혀 있다.
層巒聳翠 첩첩 산이 푸르게 솟아
上出重霄 위로 하늘까지 닿았네
飛閣流丹 높은 누각 단청이 화려하고
下臨無地 아래로 땅이 아득하네
時戊寅梧月 때는 무인년(1938) 7월
於白岳山房 백악산방에서
靑田 청전